이번 557회에서 1등에 당첨됐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느닷없이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어요.
손이 떨리고 가슴은 저리는데 정말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내가 로또 1등이라니… 헛웃음만 나올 뿐 믿을 수가 없었어요.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 동안은 정말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습니다. 그런 내게 이런 행운이 올줄이야 상상도 못했어요.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지독한 가난의 연속이었고 세상에 우리 가족보다 나보다 더 못한 이가 있을까 싶었는데 정말 사람 죽으란 법은 없나 봅니다....

집안 문제로 이미 빚은 수억원대에 이르고 시도 때도 없이 빚독촉에 시달리며 살았습니다. 그 모진 세월을 겪다가 어머니께서는 몇 년전 돌아가셨고요. 아버지께서도 이런저런 금전적인 문제들로 많이 힘드신 상황이라 지금은 제가 집안의 가장이 돼 악착같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동생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이일 저일 가리지 않고 하지만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말 안해도 알고요. 저는 저대로 벌써 10년 넘도록 휴일 하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 육신 돌볼 겨를도 없었고 그나마 많지 않은 월급은 들어오는대로 압류가 되고 정말 10년 넘도록 통장 잔고가 100만원을 넘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비참하고 막막한 생활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 마흔이 넘도록 결혼도 못했고 고된 일 때문인지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져버렸네요. 이렇게 꿈도 희망도 없이 일만 하는 것도 괴로운데 직장에서 아무리 더러운 일을 겪어도 내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책임져야 하는 식구들도 많아서 어떻게든 참고 견뎌야만 한다는 게 스스로 비참하기도 했습니다. 불과 3시간 전까지만 해도 절박함뿐이었는데.... 이렇게 덜컥 로또 1등이 돼버리다니 지금 제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 또 무슨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종신형 같은 지독한 가난 속에서 그나마 제가 할 수 있는건 로또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까 로또리치와 통화를 하는데 지난 10년의 고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군요. 사실임을 알았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질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그냥 멍하기도 하고 가슴이 먹먹하네요. 다른 가족들에게도 사실을 알렸는데 어찌나 기뻐하는지 모든게 꿈만 같습니다. 로또리치 전화 받을 때 로또 구매했냐고 묻길래 구매하지 않았다고 대답했었습니다. 정말 이번주에는 로또를 못살 뻔했거든요. 일이 너무 고되고 바빠서 로또를 구매할 엄두도 못 냈었고 실제로도 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따로 동생에게 부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동생이 그 로또를 샀는지는 정말 모르고 있었습니다. 로또리치와 전화를 끊고 동생에게 전화를 하는데 얼마나 손이 떨리고 조마조마하던지 그때는 정말 심장이 오그라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안샀으면 어떻하지.. 어떻하지… 다행히 동생이 로또를 샀다면서 저를 안심시키려고 사진을 찍어 보내오더라고요. 다시 로또리치와 통화를 하며 사진 속 로또와 번호를 맞춰보는데 불러주는 번호와 정확히 맞았습니다. 동생에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라도 만약 이 로또를 안 샀더라면 어땠을까요? 저뿐 아니라 안그래도 힘든 우리 가족 모두가 얼마나 좌절했을지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칩니다.

정말 로또밖에 답이 없겠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자동으로 하나 둘 구매를 하다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당첨자 사연을 보게 돼서 로또리치에 가입을 했었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제가 로또리치 번호를 받아서 복권사는걸 아는 주변 사람들은 그런걸 믿냐며 저를 비웃기도 하더라고요. 점심 식사도 제일 싸고 저렴한걸 먹으며 아끼고 아껴서 로또를 사는 것 조차 제게는 사치스러울 정도로 힘이 들었는데... 그렇게 악착같이 기다리고 견뎌보자는 각오를 했었는데.... 오늘에야 그 결실을 맺나 봅니다.

얼마 전에는 지금 살고 있는 십몇만원짜리 월세방 집주인이 빨리 방 빼라고 너무 독촉을 해서 눈앞이 캄캄했었는데 이제는 걱정 없습니다. 이 돈이면 빚도 다 갚고 우리 가족들 새로운 보금자리도 마련할 수 있겠죠? 건강도 많이 나빠졌는데 이제 치료도 좀 받으며 어떻게 살지 생각해 봐야겠어요. 지금까지 꿈도 희망도 없는 지독히도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이제는 저도 꿈을 꿔볼 수 있게 됐습니다.

제겐 100만원 같던 만원짜리 한 장 이었습니다. 몇 년을 매주마다 지독한 인내심으로 견디면서 습관처럼 샀던 로또가 이렇게 현실로 1등이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1등 당첨이 되고 보니 로또가 저 같은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지 실감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저번주에 몸이 많이 아프신 분이 1등되셨다는 후기를 보고 감동스러웠고 많이 부러웠었어요. 좀 전에 또 읽어봤는데,
막상 1등에 당첨 되어보니 로또는 희망이더라는 그 말씀이 가슴 절절하게 박힙니다. 저처럼 힘들고 어려우신 분들 많이 계실 텐데요. 모두 용기도 희망도 잃지 마시고 꼭 좋은 결과 얻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로또리치에도 여러분께도 온전히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