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로또리치 골드번호를 금요일에 받는데요. 지난 주 금요일 역시 출장이 잡혀 그날 로또를 구입하지 못했습니다. 이상하게 이번 달 들어 출장이 잦더라고요. 그래서 토요일에 구입을 하려고 했는데, 지인과의 약속 때문에 약속장소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보니 이미 로또 구입 시간이 지났더라고요.
집에서 TV를 보다가 로또리치에서 보낸 당첨문자를 보고 ‘4등이나 5등 당첨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컴퓨터를 켜서 당첨번호를 확인하는 순간... 숫자가 하나씩 다 맞아 들어가면서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가슴이 마구 뛰었습니다. 저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가슴을 억누르지 못해 안하던 담배도 태우고, 밤에 잠도 못 이뤘습니다.

동료들한테 밑도 끝도 없이 농담 삼아 ‘16억 날렸다’고 말했는데, 다들 뭐 그냥 헛소리하는 줄 알더군요. 누가 제 심정을 이해하겠습니까?
한두 푼도 아니고, 평생 벌어도 못 벌 큰 돈을 날렸으니... 정말 제 일생일대의 큰 실수인 것 같습니다. 가족에게 실망감과 스트레스를 주기 싫어 아직 아무에게도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실망도 실망이겠거니와 저를 원망할 것 같기도 하고.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끙끙 앓고 있었네요.
그 전에 특별한 꿈이라도 꿨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로또를 구입했을 텐데, 그런 암시는 전혀 없더라고요.

로또리치에서 배출한 실제 당첨자가 많다는 소식을 듣고 가입을 하게 됐는데, 뭐 거의 호기심으로 시작을 한 거죠. 자동으로 구입해도 당첨이 잘 안되던 때였으니까요.
사실 처음에 6개월 골드회원을 신청했을 때, 한 달 만에 3등에 당첨되어 깜짝 놀랐습니다. 덕분에 가족들과 여름휴가도 잘 갔다 오게 되니 ‘아, 로또리치 번호가 과학적이긴 하구나,’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서 1년 연장을 하고,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골드번호를 꾸준히 구입했었습니다.
제가 요즘 안사는 줄 어떻게 알고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두고두고 가슴에 남을 것 같네요. 1등에 당첨되어 16억을 수령했더라면, 우선 여동생에게 집을 사주었을 겁니다. 저를 위해서는 아마 차를 바꿨을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게 없네요.

그렇게 원하던 로또 1등의 행운의 코앞까지 왔다가 유턴해서 돌아가 버렸지만, 이런 행운이 저한테 왔다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인 것도 같아요. 사실 그동안 투자한 만큼 5등에 꽤 많이 당첨됐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번 일을 좋은 경험 삼아, 앞으로 힘들고 바빠도 계속 꾸준히 하면 행운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로또가 잘 안 맞는다고 해서 안사고 그러지 마시고, 다시는 저 같은 사람이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평생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