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는데, 솔직히 기분이 착잡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토요일 당시 로또리치 직원 분과 통화하고 나서는 정말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담담해하려고 많이 노력했는데요. 처음에는 그 상실감이 쉽게 감춰지지는 않더라고요. 그날 당일에는 잠을 거의 이루지 못했었습니다. 다만 ‘내게도 이렇게 신기한 일이 일어날 수 있구나!’ 하는 놀라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연휴 기간 동안 마음을 잘 추스르고 정리했습니다. 제 손에 들어와야 제 돈이죠. 제 복이 아니었던 거잖아요.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야죠.

사실 복권 마니아는 아닙니다. 로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살까말까 한 정도? 그러가다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본격적으로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그냥 사기보다는 뭔가 특별한 방법으로 도전해야겠다고 작정을 했는데, 그때 로또리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로또번호를 과학적으로 예측한다고 하니 속는 셈 치고 딱 두 달만 해보자는 생각이었죠. 그리고 한 달은 그냥 저냥 흘러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가입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1등 번호를 받게 됐네요.

금요일 밤에 조합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어났는데, 왜 하필 그날따라 로또 사러 가기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눈 떴는데 느닷없이 ‘오늘은 로또 사러 가지 말자!’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휴가 시작됐던 날이잖아요. 아이들과 늦잠도 자고 마냥 한가한 낮이었어요. 추석 준비를 위해 와이프는 먼저 시댁에 음식을 하러 갔었고, 저는 점심때가 지나서 아이들과 집을 나섰거든요. 운전해서 부모님 댁에 가고 있는데, 복권방을 지나면서도 그날따라 로또 사러 가기가 싫은 거예요. 명절이라 시골이 너무 붐볐고 복권방 앞에는 주차할 곳도 없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무심코 지나쳐버렸습니다. 그러고는 생각했죠. ‘오늘은 제발 당첨되지 마라!’

제가 전화를 걸었습니다. 상대방이 “안녕하세요. 로또리치입니다.” 하는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로또리치 직원 분께서 “통화 가능하시냐? 옆에 누구 안계시냐?” 물으시더라고요. 그때는 이미 ‘아, 뭔가 됐구나!’ 확신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제가 1등 번호를 받았더라고요. 로또리치 직원 분께서 더 안타까워하시면서 위로해 주셨어요. 솔직히 통화할 당시에는 ‘이게 웬일인가?’ 너무 당황해서 머릿속이 텅 빈 듯한 느낌만 있기 사실 실감은 못했었는데, 전화를 끊고 밤이 깊어갈수록 점점 힘들어지더라고요. 그날은 정말 밤새 잠도 못 자고 참 많이 힘들어했었습니다.

당첨금이 45억원? 아직 제가 감당할 만큼의 금액이 아니라서 운을 지나친 것 같아요. 만약 제가 준비돼있지 않은데 당첨이 됐더라면 오히려 재앙이었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런 일들도 모두 하나님의 뜻이었을 거라 생각을 해요. 혹은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복을 사탄이 가로챘을 수도 있죠. 명절 연휴 동안에 종교의 힘으로 마음을 많이 다스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기도를 참 많이 하면서, 시련일 수 있는 이 사건으로 오히려 보다 겸손해지고 또 영혼이 성숙하는 계기가 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직은 응어리가 많이 남아있어요. 솔직히 저도 사람인데 너무 아깝잖아요. 그래도 너무 연연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처음 계획했던 2달이 끝나가서 로또리치에 전화를 해 다음 달 탈퇴 신청을 해놨었어요. 그런데 바로 이렇게 1등 번호를 받았잖아요. 제 눈으로 봤으니 뭘 더 의심하겠어요? 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어서 가입 연장 신청을 했답니다. 이번에 45억 놓친 건 다음번에 더 큰 당첨금을 받기 위한 잠깐의 시련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조만간 다시 이 자리에 앉아있을 것 같아요. 그때는 진짜 1등 당첨금을 받아들고 오겠습니다. 더 밝은 모습으로 꼭 다시 인터뷰하겠습니다. 저는 어처구니없게도 한 번의 실수를 겪었지만, 다른 회원 분들은 한 번에 꼭 성공하시기를 바라요. 제가 이렇게 직접 겪어보니 이제 의심을 못하겠어요. 회원 분들께서도 신뢰를 가지시고, 매주 하시던 대로 꾸준히 로또 구매하셔서 저와 함께 꼭 로또 1등 당첨되시기를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